"태아의 생명보호라는 공익에 대해서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 - 헌법재판소
7년이 지나 다른 판단을 할지 주목된다.
지지율 1위의 문재인은 출마 선언에서 "다름이 틀림으로 배척당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반대자도 품겠다는 당당한 다원주의자 선언이다. 맞다. 상대를 힘으로 윽박지르기보다는 솔직하게 이쪽 사정을 털어놓고 대타협의 명분을 주어야 둘 다 살고 국민에게도 이익이 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조금만 다른 의견을 내놔도 문재인의 지지자들은 "배신자"라는 문자 폭탄을 날린다. 오죽하면 안희정이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라고 했겠는가.
박근혜의 탄핵을 인용하는 헌재의 결정문에서 이 비용-편익분석이 법리적 논리에서도 활용되고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결정문 마지막 부분에서 박근혜의 파면이 불가피한 근거로서 다음과 같은 구절이 등장합니다. "피청구인의 법 위배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이다." 헌재가 내린 파면 결정의 근거는 이론의 여지가 없이 명쾌했습니다. 명쾌함은 바로 이 비용-편익분석이라는 합리적 선택의 수단에 힘입은 바 컸다고 믿습니다.
8인 체제 혹은 7인 체제의 헌법재판소가 내린 결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탄핵(파면)결정이 내려지면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대통령 대리인단이 불복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1~2명의 재판관 공석은 대통령 대리인단이 주장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에 열거된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각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헌법재판소법은 심리정족수를 7인으로 규정했으므로(법 제23조 제1항) 민사소송법이 열거하는 "법률에 따라 판결법원을 구성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특정 신문은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도 8인 체제에서 헌재가 내린 결정이 위헌이라는 주장을 했다는 기사를 내놓았고,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쪽에서 이 기사를 사실인 것처럼 인용하고 있다.
극우단체의 폭력성을 단순히 편견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빨갱이는 죽여도 좋다'는 말은 가치관의 문제나 옳고 그름, 선악에 대한 편견으로 보기는 범죄의 위험성이 너무 높습니다. 그들은 사실상의 근거 없이 싫어하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진실을 말해도 자신의 행동에 대해 뉘우치거나 잘못됐다고 보지 않습니다. 사상의 자유와 증오 범죄는 분명히 구분돼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사상이라는 명목으로 아무 죄도 없는 사람들이 죽어야만 했던 역사를 경험했습니다. '빨갱이는 죽여도 좋다'는 말은 이미 그 자체로 '범죄'이며, 법의 단호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